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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부진·렌트인상 압박에 저가공략 삼중고

▶ 서비스 차별화 홍보해도 경쟁 만만치 않아

맨하탄 70% 미만 · LI ·브루클린 30%정도 명맥유지

맨하탄 다운타운의 부촌에서 네일 업소를 운영하던 A씨는 최근 매장을 팔았다. 

오르는 렌트 뿐 아니라 근처 중국 매장과의 가격 경쟁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매장을 팔기로 결정내렸었다. A씨는 “기대했던 가격보다 10% 이상 가격을 낮췄는데도 팔고 나니, 축하 인사를 받았다”며 “보통 가게를 사면 축하를 받는데 팔았다고 축하를 받는 건 또 처음이다. 요즘은 워낙 중국계와의 가격 경쟁 부담으로 문닫는 경우가 있지만 그나마 가게를 판 나 같은 경우는 행운”이라고 말했다. 

네일 업계의 중국계 잠식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과거 한인들이 럭셔리 마케팅을 내세워 명맥을 이어갔던 일명 ‘부자 동네’까지 중국계 업소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사업체를 접는 한인 네일 업주들은 늘어나는데 비해 중국계의 업소 개점은 활발한 것이 근본 원인이다. 저가 공략을 내세운 인근 중국계 업소와의 경쟁 부담과 경기 부진, 렌트 인상 등의 압박으로 문을 닫는 한인 업주들은 늘어나지만, 같은 이유로 한인들도 업소를 인수하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 한인이 운영하던 매장을 중국계 업주들이 넘겨 받아 다시 저가 공략에 나서면서 남아있는 한인 업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네일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맨하탄의 네일 업소를 처분한 주변 한인 업주의 수가 4명이다”라며 “렌트 압박 등 리스 재계약 조건이 까다롭고 예전만 경기가 못하다 보니, 예전에 샀던 50-60만 달러에 되팔기는 커녕, 5만달러에 내놓는 경우도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과거 한인들이 장악했던 부촌들까지 중국인들에게 잠식해가고 있다. 맨하셋과 로즐린 등 부촌으로 알려진 지역들 뿐 아니라 롱아일랜드 북부 고급 동네에서는 이제 한인 업소를 찾는 것이 오히려 쉽지 않다는 것. 롱아일랜드 매드포드에서 네일 업소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2000년대만 해도 대부분 한인 가게였는데 이제는 이 지역 20여개의 네일 업소 중 대부분 중국계 업소로 한인 업소는 서너개에 불과하다”며 “가격 경쟁으로 운영이 어려워지는데다 인상된 운영비 부담 등으로 일찌감치 은퇴를 결정하는 한인 업주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경기 부진으로 인해 중국인들의 저가 공략을 넘어서는 것은 더욱 버거워지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롱아일랜드에서 한인업소들의 기본 매니큐어, 패디큐어 서비스 가격은 24-30달러인데 반해 중국계 업소들은 상당수 20-22달러를 받고 있다. 

맨하탄의 경우 패디큐어의 가격이 한인 업소에서는 35달러인 반면 중국계 업소들은 30달러 내외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 한 네일 업주는 “중국계 업소들은 상당수 인테리어는 거의 포기하고, 저가 서비스만 내세우고 있다”며 “아무리 좋은 제품을 쓴다며 서비스 차별화를 홍보해도 경쟁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상호 뉴욕한인네일협회장은 “10년전만해도 맨하탄의 경우 99%가 한인 업소였지만 이제는 7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롱아일랜드나 브루클린은 이미 중국계에게 잠식, 약 30% 정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업소를 개점하는 한인 업주들은 기하 급수적으로 줄어드는데 반해 새로 개점하는 업소는 거의 대부분 중국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뉴욕한인네일협회에 따르면 뉴욕주에는 약 6000개의 네일 업소들이 있으며 맨하탄에 1000개, 브루클린에 2000개 등 몰려 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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